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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법인 홍광식 변호사님이 국제신문에 기고한 칼럼이 있어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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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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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법인 홍광식 변호사님이 국제신문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세상읽기] 우리가 직면한 경제 위기 : 국제신문 (kookje.co.kr) 


세계가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있고 한국에 다면·복합 위기가 밀려오는 상황인데도 정권교체기 한국 정치는 국내 싸움에 몰입해 위기의식이 별로 없다는 염려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6·1 지방선거에 승리한 직후 3일 출근하며 취재진의 ‘이번 지선으로 국정운영 동력이 확보됐다는 평가가 있다’는 질문에 “정당의 정치적 승리를 입에 담을 상황이 아니다”며 “지금 집 창문이 흔들리고 마당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것 못 느끼시나. 경제 위기를 비롯한 태풍 권역에 우리 마당이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하고, 확고한 인식을 가지고 있어 다행이다.

불행하게도 10여 년 주기의 경제위기가 닥치고 있다. 경제적으로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의 경고등이 켜졌다. 북한 김정은은 새로운 핵실험까지 예고했다.

경제는 정치·사회·문화 등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움직이는 것이다. 이번 위기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가 “(경제) 허리케인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할 만큼 고조된다. 미국 당국이 본격적으로 재정·금융 긴축을 하면 글로벌 경제에 충격파가 닥쳐올 것이란 경고다. 미국발 충격에다 글로벌 공급난,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이미 큰 타격을 입었다. 전 세계적 현상인데다 대책이 마땅치 않다. 재정이 부실해져 정부의 역할에도 한계가 있다. 지난해 말 가계 부채 1862조 원이 쌓여 있고, 부동산 주식 등 자산 버블이 심해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경제 3대 지표인 생산·소비·투자가 4월부터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고, 5월 소비자물가는 13년 내 최고치(5.4%)로 치솟았다. 6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는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한다. 무역수지도 4, 5월 연속 적자를 기록해 환율 방어에도 비상이 걸렸다.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땐 정부 재정이 방파제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재정 여력도 충분치 않다. 국가 채무가 1000조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더 빚을 내 돈을 풀면 시중 금리와 물가를 자극해 악순환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 금리를 내리기도 어렵다. 미국이 금리 인상에 착수한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금 유출을 막으려면 우리도 미국 이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엄중한 상황에 대응하려면 결국 기업과 시장의 활력을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 지난달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향후 5년간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정보통신)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450조 원을 투자하는 것을 두고 “숫자는 모르겠고 그냥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는 비장한 각오를 발표한 것을 비롯, 기업들은 1000조 원 투자(10대 기업 기준)를 선언했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사업 확장에 나서야 경기가 살아나고 일자리도 생긴다. 기업이 생산성을 높여 물가 상승 압력을 흡수해야 고물가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정치권과 정부는 여기에 화답, 기업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푸는 데 앞장서야 한다.

국가·사회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예상하고 대처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어느 날 갑자기 정계에 튀어나온 새 대통령 윤석열이 하루하루 전력 질주하는 모습은 보인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때 미국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남성 위주 각료 인선을 지적하자 여성 장·차관 네 사람을 연속으로 지명한 것이 대표적 장면이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에 직면한 경제위기를 수습하다 5년을 보낼 수도 있다.

미국 켄터키 출신으로 중앙 정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링컨이 대통령이고 되고, 하는 일에 대해 여러 사람에게서 비판을 받았다. 그때 그는 “나는 비 내리는 미지의 숲속 길을 가는 나그네와 같은 심경이다. 어디로 가야 할지는 나도 모른다. 비판하는 사람들이여, 천둥을 치거나 번개를 치거나 마음대로라면 가능하면 천둥보다는 번개를 치도록 하여주오.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은 빛(light)이지 소리(noise)가 아니다”고 했다.
 

퍼펙트스톰이 몰아치는 엄혹한 현실에 직면해 여야가 협치하고, 민간·정부가 전방위로 공조하면서 지혜롭게 대응해야 할 때다.